불안
알랭 드 보통 저/정영목 역 | 이레 | 원제 Status Anxiety | 2005년 10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Essays in Love』『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여행의 기술The Art of Travel』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의 찬사와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왔던 알랭 드 보통의 2004년 최신작. 늘 외부의 사랑을 필요로 하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받는, 우리네 '불안'의 정체를 밝힌 작품.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라는 그의 말에 동감하는지? 그에 따르면 삶은 하나의 욕망을 또 다른 욕망으로,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란다.
아주 우연히 발견한 책치고 저에게 이렇게 큰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해 준 책은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구입한 책이었는데, 읽다보니 심리학적으로 깊은 통찰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하나의 지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노란색 종이 위에 쓰인 글 곧,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라고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이런 의미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최근 인간의 심리에 관련된 분야의 글들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보통의 책이 생각나서 다시 읽었습니다. 인간은 욕망이라는 채워지지 않는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안할 수 밖에 없다는 보통의 주장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 나온 소유적 인간과 존재적 인간의 구별과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지 보통은 사회학적으로, 경제학적으로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보다 폭넓은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롬의 그것과는 조금 다를 뿐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간의 마음(마음은 사실 뇌의 작용이라는 뇌신경학자들의 견해에 동의하지만, 단순한 물질의 작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형이상학적인 부분들을 무시하고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사용하는 마음이란 뇌의 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다른 차원의 어떤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수소와 산소의 화학적 결합에 의해 물이라는 전혀 새로운 물질이 탄생되는 것처럼, 여기서 사용되는 마음 역시 뇌와 호르몬의 작용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전혀 새로운 어떤 것, 곧 그것을 마음이라 정의합니다.)은 해소되지 않는 욕망이 존재하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움직인다는 저자의 분석은 재미있습니다.
사실 저는 인간 행동의 동기에 관한 궁금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왜 인간은 사랑하려하고('사랑하고'가 아니라 '사랑하려고'하는 의지적 표현은 일부러 사용했습니다. 아직 공부 중이기에 쉽게 대답은 못하지만,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려는 것 같습니다. 즉 사랑이란 인간의 마음 내부에 스스로 있는 어떤 현상이 아니라, 주체인 인간에 의해 지향되는 의지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왜 인간은 살려고 하는가라는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존재 양태들의 이유와 의미들에 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존재 양태는 불안을 숨기는 가면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불안에 대한 대안으로 몇 가지는 제안(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이 이야기하는 제안들 가운데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은 재미있다. 기독교에서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죽음을 생각할 것(memento mori, 예전에 읽었던 책의 제목인데,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 말은 인간의 허무성을 직시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거스틴이나 루터 같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인간의 허무함을 직시할 것을 주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보헤미안적 방식 역시 한 번쯤 고려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보헤미안 방식 역시 기독교와 비슷하게 영적이고 정신적인 측면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내용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박식하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깊이도 있으면서 지식의 방대함에 감동을 받았는데, 알랭 드 보통의 다른 책들도 이 기회에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책 역시 이런 방대한 지식으로 제게 책 읽는 즐거움을 제공해 줄 것 같은 기대감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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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책이 어려울 것 같아 보여요;;
저는 제 수준에 맞는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재미있더군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일들을 위주로 설명해 놔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 어사님 반가워요~
불안은 어렵다기보다는 내용이 방대해요...
책을 읽다보면 박식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죠..
설득의 심리학도 참 재미있는 책인데... "프레임"이라는 책도 내용은 참 쉬운데,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잘못보는지에 관해 잘 설명해 주고 있어요..
기회가 되시면 "프레임"도 읽어보셔요~ ^^
음, 프레임은 나중에 읽기로 하고.
'우물주물 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라는 책이 끌려서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네요. ^^
"우물주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책 이름인가봐요? 길고 재미있어요~ 읽고 리뷰 올려주셔요~ 재미있을 것 같으면 저도 읽어볼께요^^